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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새로운 취미생활이다.


어느날 주방쪽 살림들을 꺼내어 정리를 하는데 남편이 잔뜩 사놓은 제빵도구들을 발견했다.
몹시 화가 났다, 이렇게 흥청망청 돈을 쓰고는 여지껏 내게 빵을 딱 한번 만들어주었다.
그때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대단하다!! 배운 보람이 있다라며 추켜세워줬지만....
그 제과는 꼴랑- 아몬드 틔일이었다. 그 땐 튀일이 그렇게 쉬운 베이킹인 줄 미처 몰랐던거다.

이제는 안다. 왜냐면... 나는 이제 반년 넘게 이삼일에 한번꼴로 베이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 내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새삼 뒤돌아보아도 잘 알 길은 없다.
그저 복잡한 마음에서 탈출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정성을 들이는만큼 성공적인 결과물을 보여주니깐...
뭐랄까. 인과응보의 보편적인 논리에서 벗어남이 없어 좋다.

공평한 것에 늘 목말라 있던 내게! 이것만큼 정확하고 깔끔한 피드백은 없다.
내게 공들인만큼... 내가 잘 계랑한만큼 내가 잘 믹싱한 만큼 나오는게 바로 베이킹이다.









오늘 호두크림치즈빵을 만들었는데 이거 재미있다.
만들고 나면 빵은 두가지로 나뉜다.

다시 만들고 싶은 빵 , 다시는 만들고 싶지 않은 빵.


이번것은 완벽히 전자이다.
전자의 빵으로 승기를 잡는 뒷받침은 의외로 매우 단순하다.
그래, 단순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해져버리면.... 게으름이 온몸 가득 베어있는 나는 쉽게 자포자기한다.
단순한데 결과물이 꽤 그럴싸해야 한다.
단순한만큼 단순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또 싫다--;
어줍잖은 기술이지만 남들에게 꽤 한단 소리를 들으려면 흔해빠진 머핀이나 스콘으론 택도 없지,
제과를 몇달동안 하면서 내게 제빵은 넘사벽같은 존재였는데,,,
막상 반죽기를 사서 돌려보니 사실상 제과쪽이 어렵다.
모양내기도 어렵고 맛내기도 어렵고.
그런데 일반적인 사람들의 편견도 나처럼 제빵이 어렵다 느낄 수 있다.
뭔가 발효를 해야하고 발효를 해야하고 발효를 해야하니깐....


여하간- 그래서 점점 제빵위주로 메뉴를 선정하게 되는 그런게 있다.
내 베이킹에서 저 멀리 어디만치엔 "허세"를 위한 것도 슬그머니 자리하고 있으니.






치아바타는 아마도 내가 머핀이나 초코칩쿠키처럼 아들에게 먹이기 위한 수단으로 의무감에 만드는 아이템을 제외하고
해보고 싶어서 만드는 아이템중엔 가장 자주 해본 빵이다. 그런데 여전히 엉망이다.
내가 만든 치아바타는 십수년을 신어 퍼지고 찟어진 슬리퍼 수준이다--;;; 아무리 슬리퍼빵이라고 이렇게까지
모냥이 얼퉁불퉁한 것은 원치 않는다. 난 매끈하고 미려하게 빠진 슬리퍼를 꼭 만들고 싶다.


위의 치아바타는 2차 발효 실패로 (덧가루를 넉넉히 뿌리지 않음...)
랩에 반죽이 다 들러붙어서 기공이 들쑥날쑥한 어느날의 작품(....이라고 표현하긴 뭣하지만;;;)

빵봉지를 쓴 아이... 혹은 복면강도같은 느낌이 좋다.




요건... 부추빵이다.
게으름의 대명사인지라 나 스스로도 철두철미한 사전조사같은 것은 기대하지 않는다.
거의 90%정도의 레시피를 베이킹파파님 블로그를 통해 얻는다.
역시 그곳을 통해 만든 부추빵이다. 부추빵이라...웬 빵에 부추.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한끼 식사처럼 든든하고 맛있다.
그러나 직설화법에 능한 큰형부가 놀러오셔선 언니에게 화상전화를 하며 이 빵을 내밀었다.
"처제가 파를 넣은 빵을 만들었어... 정말 이상해..."라며.
흑... 아뇨아뇨 형부 이거 부추거든요! 라고 했지만 이미 형부는 파든 부추든 도무지 이런 풀때기를 빵처럼 신성한 곳에
끼워넣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얼굴이다.






이번엔 시나몬롤이다. 남편은 가리는 음식이 정말 많은데 이번에 알게 된 사실 또 하나.
나 계피 싫어하자나.란다....엥. 몰랐다. 11년 살면서 몰랐다...
아 계피도 싫어하는구나. 11년안에 100개 정도를 채우려는 심산인지... 나이 먹을 수록 괴상하게 자꾸만자꾸만
못먹는 음식(이라고 하면 발끈한다, 안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해야한단다)이 쌓여간다.
덕분에 시나몬롤은 내가 우적우적 많이 먹었다. 난 계피를 좋아하지만 피를 너무 얇게 민 탓에
빵이 아니라 과자처럼 단단해져서 맛은 그냥 그랬다.



사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려고 했는데....
지금 왠일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서비스 점검중이랜다.




이곳에 확실히 정붙이라는 일종의 암시.



by babyblue | 2013/03/21 02:01 | bosong | 트랙백 | 덧글(1)
2013년의 벌써, 2월.

201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는 포스팅이 마지막이라니. 헐.
그래, 이제 2013년이다.
내게는 아주아주 큰 변화가 두가지 생겼다.

아직 완벽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일을 마무리하고 전업주부가 되어가고 있고,
떡두꺼비같은 딸래미가 하나 생겼다..하하하.

아니다, 괜히 미모라서 떡두꺼비라고 하는거지, 사실은 그럴싸하게 곱다.
승윤이와 똑 닮아있는데 묘하게 곱다, 거참 신기하다.

그래, 그 덕분에 좀 더 한가해질 뻔 하다가 더없이 바빠졌다.
아이를 둘 키우는 것은,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두배로 힘든게 아니라 열배로 힘들다고 하더니 딱이다.
이제와 아이 하나만 키우라면 발로도 키우겠다던 얘기도 아주 신통하게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첫째 아이에게 가졌던 애정을 둘째에게 반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둘째를 낳음과 동시에
내 안에 그만한 크기의 애정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라는 얘기도 확실하다.
첫째는 첫째대로 둘째는 둘째대로 예쁘다.

오랜만에 컴퓨터에 앉아서...
(요즘 컴퓨터를 켜는 일은 오로지 온라인 마트에서 장을 볼때라던지 베이킹 재료를 살 때 뿐이다.)
예전 사진들을 뒤적이다가 이글루스가 떠올랐다. 이 마이너 일기장을 보려고 인증번호도 받았다--;
(비번을 까먹었단 얘기;;;)
오랜만에 보는 승윤이 이야기들은 코웃음쳐진다. 에게. 저 정도가 이야기꺼리나 돼? 라며 지금에 비해서
현저하게 재미가 떨어지는 승윤이의 어록을 비웃는다. 그래도 기록해놓으니 좋다,
둘째 낳고 생긴 애정의 공간때문에 기억력이 뇌에서 쫒겨났는지 아주 돌아서면 까먹어대는 통에 몸이 고단하다.
그래서 사람은 기록을 하고 살아야해. 까먹을 것 같은 얘기들을 설렁설렁 적어놓을꺼다.

그게 이글루스가 될지, 네이버가 될지, 휴대폰의 작은 어플이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나는....절대 잊어버리면 안될 소중한 기억들로 중무장되어 있다.
7살이 되어도 온통 귀여운 ... 눈을 뗄 수 없게 사랑스러운 승윤이와,
도무지 날 왜 이렇게까지 좋아하는거야 귀찮아 죽겠어 라고 투덜대면 엄마니깐 그렇지. 라는 대답을 듣고
으쓱한 기분이 되는 걸 즐기는 괴상한 엄마와, 그렇게 날 좋아해주는 딸 윤서의 이야기를
간간이.....그래, 간간이 정도도 퍽이나 싶지만--; 써두려고 한다.



시간이 늦었다. 윤서 옆에 누워서 손잡고 잠들어야겠다.

by babyblue | 2013/02/01 01:25 | 트랙백 | 덧글(2)
201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니.
암막커튼이 안방에 자리잡고 나서 어떤 날은 9시가 다 되도록 쿨쿨 골아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내내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도대체 아침이 언제 오는건가.... 눈만 감고 정신은 멀쩡하게 커튼 위로 살짝 들어는 작은 빛만 기다리는 지겨운 밤들도 있다. 사실은 후자가 더 많다. 피곤하고 피곤한데 임신 불면증이 좀체 몸에서 훅 떨어져주질 않는다.

태동이 아주 격하다... 예민하고 까부는 성격인가보다. 가족들은 한결같이 그 걱정을 한다.
아닌게 아니라 승윤이가 날 닮지 않아 이렇게 착하고 점잖?은 거지. 사실 나는 여전히 덜렁대고 주의깊지 못하고 어려서는 말도 더럽게 안들었다지 않나. 누가 그래서 하는 말도 아니다. 내 기억속에 아주 뚜렷하게 남아서 날 부끄럽게 하는 에피소드들도 그득하다.

그런 날 닮아 힘든 백일을 보내고 지치고 짜증스러운 유아기를 거쳐서 예민하고 감성에 빠져 울렁대는 사춘기를 보낸 뒤 까칠하고 신경질적인 청년기가 오면 그와 비슷하게 까칠하고 예민한 남편을 만나 이른 나이에 결혼하면 어쩌지.


헉.



아들일 때 없던 걱정이 하나둘 생긴다. 승윤이 처음 태어났을 때 황달끼가 있어서 눈에 안대를 하고 있었을 때 말이다.
언니는 그 때 눈이 너무 궁금해서 안대를 살짝 뜯어봐도 되냐며 안대아래로 정말 기스...처럼 찢겨있는 작은 눈을 본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단다. 아 이렇게 작은 눈이라니. 그래도 내 동생은 이렇게 작진 않은데... 이렇게 낮은 코라니. 제부 닮았으면 참 좋을 것을.....
따위 말이다. 어쩌겠냐. 난 객관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울아들 참 귀염성있는 얼굴이라 자부하고 남편은 도무지 객관화가 되지 않는지 세상에 승윤이보다 예쁜 애가 어딨다고 그러냐며... 바보소리를 지껄인다.
워낙 속물적인 세상이라 시크하려 애써도 외모에... 미모에 기대를 품게 된다. 승윤인 더없이 착하고 멋지고 곧게 큰다고 믿으니 그만이고 딸래미는 아무래도..........란 말이 자꾸만 입밖으로 기어나오니 큰일이다.


얼마전 입체초음파를 보았다. 생각보다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집에 와서 민준이나 가원이 입체초음파와 비교하니 우리집 남매들도 영락없이 남매처럼 넓은 이마와 뾰족한 턱, 그 분위기가 딱 닮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승윤이와 크게 다른 점이라면 아랫입술이 커다랗게 부풀어 있다는 것 정도. 그 외엔 조금 여성스러워보인다고 자위인지 체념인지를 ... 하하하.
벌써 이런 생각   .    이르다 일러;;;;




001.
아침에 눈을 뜨면 무슨 꿈을 꿨는데 엄마도 있었자나 재밌었어? 라고 묻는다. 그래 나도 내 꿈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승윤이가 소시에에 있는걸 엄마가 몰래 보는데 밥을 너무너무 예쁘게 먹고 있어서 엄마가 교실뒤에서 흐뭇하게 봤다는 그런 내용.
한참 말간 눈으로 듣더니 눈가가 그렁그렁해진다. 왜??

난 어젯밤에 놀이공원갔어......... 소시에 안갔어..........ㅜㅜ 어떻게 된거야.
꿈은 사람마다 다르게 꾸는거라고 열심히 설명했지만 왜 자기 꿈에 안오고 소시에에 갔냐며 계속 속상하댄다.





002.
늘 해결사를 자처하는 승윤이는 나의 투덜거리는 혼잣말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왜 그러느냐 내게 말해보라며 위안을 준다.
엄마가 너무 뚱뚱해서 그래, 엄마는 왜 이렇게 뚱뚱해? 부쩍 살이 찌는 요 몇주다. 에휴.
음,,, 엄마 괜찮아.(늘 괜찮다는 말로 시작되는 긍정적인 해결방안)
엄마는 지금 배에 쏭쏭이가 있어서 그래.

나: 그래도 배에 애기 있어도 날씬한 엄마들도 있자나. 엄마는 왜 이렇게 뚱뚱하지....흑흑.
승윤: 음... 그래도 쏭쏭이가 나오면 안뚱뚱해질꺼야 걱정마.
(절대 뚱뚱하지 않다고는 얘기 안해주는구나..흑)
나: 승윤이도 날씬한 엄마가 좋지? 뚱뚱해진 엄마보다?

승윤: 아냐 나는 내 엄마가 제일 좋아!!!!!! 


하고 폭 안긴다. 우리 아들 정말 최고다.



003.
비가 오는 날은 우산에 닿는 빗소리가 토독토독 음악소리 같다고 한다.
며칠전 왔던 첫눈을 보면서는 요정이 솜털을 뿌리는거지? 오늘 하루종일 뿌려주면 좋겠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크리를 만들면서는 가장 크고 예쁜 은종을 내게 내밀면서 엄마는 예쁘니깐 예쁜거 좋아하지?
이거 봐. 이게 제일 아름다워 엄마꺼 해~~~~ 하고 달콤하게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소녀스러운 감성으로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일은 뿌슝뿌슝 바사사삿 하이얍!!!!
거리며 파워레인저 모션을 연습하는 일이다..........



004.
폴리 장난감들이 거실에 늘어져있었다. 엄마가 정리대장을 불렀더니 짠짜라잔 나타나서 마구 치운다.
각자 집에 넣어주고 길도 아시 정비하고 나무도 세워준다. 다 했다~~~~~근데 왜 헬리가 없지..... 어디갔지.
두리번거리다가 묻는다.

승윤: 엄마 헬리는 어디있으까?
엄마: 어디선가 구석에서 에휴,,,, 승윤이가 날 까먹은건가. 나랑 놀아주질 않네 하면서 슬퍼하고 있을 것 같아...
승윤: 정말? 
엄마: 그럼, 헬리는 승윤이가 놀아주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매일매일 승윤이가 찾아줄 날만 기다리는 승윤이 장난감이자나...



한참을 말이 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나를 올려다본다.
승윤이 눈에선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중--;;;;;


"엄마, 헬리 같이 찾아줄 수 있어? 빨리 찾아야 되겠어........."


몇분후에 우린 합심하여 헬리를 찾았다는 기쁜 소식.




by babyblue | 2011/12/13 08:03 | da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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