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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by 네메시스
201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니.
암막커튼이 안방에 자리잡고 나서 어떤 날은 9시가 다 되도록 쿨쿨 골아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내내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도대체 아침이 언제 오는건가.... 눈만 감고 정신은 멀쩡하게 커튼 위로 살짝 들어는 작은 빛만 기다리는 지겨운 밤들도 있다. 사실은 후자가 더 많다. 피곤하고 피곤한데 임신 불면증이 좀체 몸에서 훅 떨어져주질 않는다.

태동이 아주 격하다... 예민하고 까부는 성격인가보다. 가족들은 한결같이 그 걱정을 한다.
아닌게 아니라 승윤이가 날 닮지 않아 이렇게 착하고 점잖?은 거지. 사실 나는 여전히 덜렁대고 주의깊지 못하고 어려서는 말도 더럽게 안들었다지 않나. 누가 그래서 하는 말도 아니다. 내 기억속에 아주 뚜렷하게 남아서 날 부끄럽게 하는 에피소드들도 그득하다.

그런 날 닮아 힘든 백일을 보내고 지치고 짜증스러운 유아기를 거쳐서 예민하고 감성에 빠져 울렁대는 사춘기를 보낸 뒤 까칠하고 신경질적인 청년기가 오면 그와 비슷하게 까칠하고 예민한 남편을 만나 이른 나이에 결혼하면 어쩌지.


헉.



아들일 때 없던 걱정이 하나둘 생긴다. 승윤이 처음 태어났을 때 황달끼가 있어서 눈에 안대를 하고 있었을 때 말이다.
언니는 그 때 눈이 너무 궁금해서 안대를 살짝 뜯어봐도 되냐며 안대아래로 정말 기스...처럼 찢겨있는 작은 눈을 본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단다. 아 이렇게 작은 눈이라니. 그래도 내 동생은 이렇게 작진 않은데... 이렇게 낮은 코라니. 제부 닮았으면 참 좋을 것을.....
따위 말이다. 어쩌겠냐. 난 객관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울아들 참 귀염성있는 얼굴이라 자부하고 남편은 도무지 객관화가 되지 않는지 세상에 승윤이보다 예쁜 애가 어딨다고 그러냐며... 바보소리를 지껄인다.
워낙 속물적인 세상이라 시크하려 애써도 외모에... 미모에 기대를 품게 된다. 승윤인 더없이 착하고 멋지고 곧게 큰다고 믿으니 그만이고 딸래미는 아무래도..........란 말이 자꾸만 입밖으로 기어나오니 큰일이다.


얼마전 입체초음파를 보았다. 생각보다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집에 와서 민준이나 가원이 입체초음파와 비교하니 우리집 남매들도 영락없이 남매처럼 넓은 이마와 뾰족한 턱, 그 분위기가 딱 닮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승윤이와 크게 다른 점이라면 아랫입술이 커다랗게 부풀어 있다는 것 정도. 그 외엔 조금 여성스러워보인다고 자위인지 체념인지를 ... 하하하.
벌써 이런 생각   .    이르다 일러;;;;




001.
아침에 눈을 뜨면 무슨 꿈을 꿨는데 엄마도 있었자나 재밌었어? 라고 묻는다. 그래 나도 내 꿈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승윤이가 소시에에 있는걸 엄마가 몰래 보는데 밥을 너무너무 예쁘게 먹고 있어서 엄마가 교실뒤에서 흐뭇하게 봤다는 그런 내용.
한참 말간 눈으로 듣더니 눈가가 그렁그렁해진다. 왜??

난 어젯밤에 놀이공원갔어......... 소시에 안갔어..........ㅜㅜ 어떻게 된거야.
꿈은 사람마다 다르게 꾸는거라고 열심히 설명했지만 왜 자기 꿈에 안오고 소시에에 갔냐며 계속 속상하댄다.





002.
늘 해결사를 자처하는 승윤이는 나의 투덜거리는 혼잣말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왜 그러느냐 내게 말해보라며 위안을 준다.
엄마가 너무 뚱뚱해서 그래, 엄마는 왜 이렇게 뚱뚱해? 부쩍 살이 찌는 요 몇주다. 에휴.
음,,, 엄마 괜찮아.(늘 괜찮다는 말로 시작되는 긍정적인 해결방안)
엄마는 지금 배에 쏭쏭이가 있어서 그래.

나: 그래도 배에 애기 있어도 날씬한 엄마들도 있자나. 엄마는 왜 이렇게 뚱뚱하지....흑흑.
승윤: 음... 그래도 쏭쏭이가 나오면 안뚱뚱해질꺼야 걱정마.
(절대 뚱뚱하지 않다고는 얘기 안해주는구나..흑)
나: 승윤이도 날씬한 엄마가 좋지? 뚱뚱해진 엄마보다?

승윤: 아냐 나는 내 엄마가 제일 좋아!!!!!! 


하고 폭 안긴다. 우리 아들 정말 최고다.



003.
비가 오는 날은 우산에 닿는 빗소리가 토독토독 음악소리 같다고 한다.
며칠전 왔던 첫눈을 보면서는 요정이 솜털을 뿌리는거지? 오늘 하루종일 뿌려주면 좋겠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크리를 만들면서는 가장 크고 예쁜 은종을 내게 내밀면서 엄마는 예쁘니깐 예쁜거 좋아하지?
이거 봐. 이게 제일 아름다워 엄마꺼 해~~~~ 하고 달콤하게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소녀스러운 감성으로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일은 뿌슝뿌슝 바사사삿 하이얍!!!!
거리며 파워레인저 모션을 연습하는 일이다..........



004.
폴리 장난감들이 거실에 늘어져있었다. 엄마가 정리대장을 불렀더니 짠짜라잔 나타나서 마구 치운다.
각자 집에 넣어주고 길도 아시 정비하고 나무도 세워준다. 다 했다~~~~~근데 왜 헬리가 없지..... 어디갔지.
두리번거리다가 묻는다.

승윤: 엄마 헬리는 어디있으까?
엄마: 어디선가 구석에서 에휴,,,, 승윤이가 날 까먹은건가. 나랑 놀아주질 않네 하면서 슬퍼하고 있을 것 같아...
승윤: 정말? 
엄마: 그럼, 헬리는 승윤이가 놀아주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매일매일 승윤이가 찾아줄 날만 기다리는 승윤이 장난감이자나...



한참을 말이 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나를 올려다본다.
승윤이 눈에선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중--;;;;;


"엄마, 헬리 같이 찾아줄 수 있어? 빨리 찾아야 되겠어........."


몇분후에 우린 합심하여 헬리를 찾았다는 기쁜 소식.




by babyblue | 2011/12/13 08:03 | day | 트랙백 | 덧글(0)
요즘.

1.
재민,재윤이가 떠날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좀 허전하고 아쉽겠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머리 점점 크는 녀석들 볼 시간이 한국에서라고 그리 넉넉하지도 않았다.

간다니깐... 아쉽고 자주 못본게 더 아쉽고.


승윤이는 형아들 집이 없어지고 작은 오피스텔만 남은게 무척 이상한 모양이다.

승윤: 엄마, 형아들은 호주 가는거 아냐?
엄마: 가는거 맞아 왜?
승윤: 그런데 왜 여기서 살아?(오피스텔에서의 대화다)
엄마: 이모부만 여기서 살고 형아들은 가는거야. 엄마가 얘기해줬지?


뭔가 이해 안가는 얼굴로 한참을 생각하더니...

승윤: 엄마, 그럼 여기가 호주야?????????


내년에 6살인데, 아.... 이해력이 음.





2.
승윤이를 재우는 밤마다 둘이 알콩달콩 달콤한 대화를 속삭이는 중이다.

승윤: 엄마 천번보다 더 큰건 뭐야?
엄마: 만번?
승윤: 엄마 만번 사랑해!!
엄마: 아, 엄마가 한발 놓쳤다!! 근데 사실은 천만번도 있지롱!!!엄마는 승윤이 천만번 사랑해!!
승윤: 그럼 그거보다 더 큰건 뭐야?
엄마: 이건 비밀인데..억만번이라고 있어 더 큰거.
승윤: 그럼 나는 억만,천,이십,삼십칠,이른..(아는 숫자 총동원)사랑해!!!!

응. 엄마가 졌어...


3.
역시 잠들기전이다.
승윤: 엄마 좋은 꿈 꿔.
엄마: 그래 승윤이두~~
승윤: 나는 오늘 고래꿈 꿀꺼야.
엄마: 엇. 그렇게 생각하면 그게 꾸어지는거야?
승윤: 몰랐어? 엄마 난 원래 맨날 그런데??
엄마: 진짜?? 고래꿈은 어떤 내용인데?
승윤: 어어... 고래가 아기인데 친구를 만나는거야, 엄마도 이 꿈 꾸고 싶어?
엄마: 음.. 응.
승윤: 아 엄마 그럼 세개중에 고를 수 있어, 1번 고래꿈, 2번 물고기꿈, 3번 상어꿈.
엄마: 어떻게 다른데??
승윤: 응. 고래꿈은 아주아주 바다가 크고 멋져.. 근데 상어꿈은 약간..아주 약간 무서울 수 있어, 괜찮아?
엄마: 응. 엄마는 용감해서...
승윤: 근데 사실 물고기꿈이 제일 괜찮아, 그건 되게 길~~~어 한참 꿀 수 있어~
엄마: 그럼 엄마는 물고기꿈 할래! 그게 젤 좋겠다.
승윤: 음. 알았어!! (눈을 감고 뭔가 중얼중얼) 응. 엄마 물고기꿈 줬어!!


4.
지금 다니는 원을 1년 더 다니기로 했다.
이 시기에 5,6,7세 엄마들이 느껴야 하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누가뭐래도 유치원고르기일꺼다.
나는 다니던 곳에 6세 프로그램이 생겨서 그 걱정을 홀딱 덜게 되었는데,
언니는 넌 차암 좋겠다, 거기가 그냥 쏙 맘에 들어서...라며 부러움반 비아냥반의 대사를 내뱉는다.

하지만 정말 원에 만족한다, 오죽하면 같이 다니는 승윤 친구 두명이나 동생이 내년에 함께 다니기로 했댄다.
엄마: 승윤아, 내년엔 성빈이랑 정원이도 소시에에 온대.
승윤: 으으으으응??? 정말???????????
엄마 : 응. 이제 4살반 들어온대.



승윤: 4살??? 헐....................... 걔들이 언제 그렇게 컸대? 헐.............



그러는 너는... 언제 그렇게 불쑥 커버렸니. 내 사랑스러운 새끼.


by babyblue | 2011/11/07 22:00 | day | 트랙백 | 덧글(0)
또 아침
쥐도 새도 모르게 소파에서 드르렁 드르렁 잠이 든다,
남편이 흔들어 꺠우며 "들어가 자..."라고 하면 그제서야 아냐 안잤어. 라고 이상한 발뺌하는 ...
요즘 내가 이렇게 정신이 없다.

그나마 아침엔 7시쯤 깨어 정신차리고 이것저것 정리를 한다.
집안을 대대적으로 청소해야 하는데 시간도 있고 목적도 있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러니깐 달리 말하면 마음의 여유=게으름 때문이지 뭐..............

오늘 날씨는 다행히 창밖으로 보이는 정도로만 봐선 쾌청해보인다.
승윤이가 소풍을 간다.
너무 쌀쌀하지 않아야 할텐데. 늘 약한 기관지때문에 걱정을 달고 산다.
그래도 다 커서 이제 친구들이랑 소풍가는게 그렇게도 신난다고 팔짝거린다.

기분 좋으라고 해주시는 거겠지만 원 선생님께 자주 칭찬을 듣는다.
요즘 컨디션 최고조에 애교부리는것 때문에 넘어간다며,
발표도 잘하고 수업시간에 집중도도 아주 좋아서 뭐 나무랄데가 없다고.



집에 물 줄때마다 예쁘다 예쁘다 덕담?해주면서 키우는 해피트리가 있다.
승윤이와 같이 한다. 그럴 때마다 정말 예뻐지는 것 같고 곧아지는 것 같다.
우리 승윤이의 지금도,,,

분명 사랑스러운 영향의 덕이리라 믿는다.



by babyblue | 2011/10/19 08:09 | bosong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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